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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블 만들어 올리는 선우완입니다. 꾸벅.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재밌게 본 인싸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왕따 당하는 건 시러여^^)
20대 젊은 시절부터 건강검진 시 혈압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그뗀 하루가 멀다하고 술자리에 껴 있었던 터이기도 하고(그니까 술 끊으면 나아질 거야... 술 끊어야지 하고 다짐하고 나서도 또 술자리에서 헤롱대고 있긴 했지만...), 또 다리 짧은 호빗이긴 하여도 육상 운동 잘하는 내 심장은 박지성 동생만큼 튼튼하기 때문에 별일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살았습니다.
이제 40대에 접어든 시점이 오니 몸이 점점 안 좋아지더군요. 아무 이유없이 심장이 지 혼자 펌프질을 쿵쾅쿵쾅 해대는데, 이건 뭐... 자려고 누워도 쿵쾅쿵쾅, 잠에서 깬 그 즉시 쿵쾅쿵쾅. 담배도 끊어서 안 피우고(대신 술은 많이 먹지요 헤헷) 힘든 일 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숨이 차고. 인터넷 검색으로 저 혼자 진단 내려본 결과 고혈압이라서 그렇다는 자가당착적인 결과에 이르게 됩니다. 그게 바로 그저께.
이제 더 버티지 말고 약을 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어제 내과병원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글쎄. 접수 직원이 너무 불친절한 거예요. 배 나오고 못 생겼어도 대머리는 아닌데 왜 이리 불친절하지? 하면서 그냥 나갈까 하는데 직원이 먼저 혈압재는 기계로 미리 혈압재고 있으래서 착하게 네^^ 하고 의자에 착석ㅋ 혈압을 재니 기계가 친절하게 방송해 주네요... 씨~ 주위에 사람들 많았는데... 170애 100. 내 키와 몸무게인 줄ㅠㅜ
엥? 170에 100? 주윗사람들 막 놀라고 탄식을 내지르는데 결과에 제가 더 놀랐다는 건 안 비밀. 저희 부모님 두분도 고혈압 환자이신데 170까지는 안 나왔었다고 하던데이건 뭐... 제가 이겼네요. 역시 부모보다 자식이 더 낫다는 말이 생각나더라고요ㅋㅋㅋ 청출어람이라는 말과도 어울리나요?ㅜㅠ...
근데 직원은 놀라지도 않고 그냥 사무적으로 앉아서 쉬다가 혈압 한 번 더 재세요 그래서 다시 네^^ 하고 공손하게 앉아있다가 신문 좀 뒤적거린 후 다시 재보니 168/99...사람들 모두 혈압이 자기 키와 몸무게랑 똑같은 건가? 별일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직원이 부르더니 원장실로 들어가래서 들어가 앉았죠.
의사가 대뜸 혈압이 높으시네요? 라고 물어서 어떻게 알았냐고, 혈압재는 기계가 너님 컴과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는 거냐고 물으니 의사가 말하길 "아뇨? 직원이 알려주는데요? (이 사람 대머리는 아닌데 그냥 바본가? 하는 눈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해맑게 "글쿤요~ 헤헷"하고 인싸의 윙크를 날려줬습죠 네..
짜게 먹지 말고 숨 차는 운동을 하라네요. 흠. 유산소 운동이라고 해도 알아들었을 텐데 제가 바보라고 생각해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준 것 같아요. 고마웠어요. 한달치 약 처방해 줄 테니까 한 달 후에 오라고 하네요. 진료는 여기서 끝.
돈 내려고 접수처로 향해 걸어가는데 접수처 직원이 제가 돈 안 내고 도망갈까봐 진료실 문을 열고 나오자 마자 이름 부르며 수납을 도와준다고 하네요. 역시 접수처 직원도 제가 좀 바보라고 생각해서인지 수납을 도와준다고 말하더라고요. 나도 카드 결제 할 줄 아는데... 뭐 여튼 고마웠습니다. 이쯤에서 탄력받은 제가 직원과 좀 친해져 보려고 약 다 먹은날 또 오면 되냐고 물으니, 약 다 먹고 나서 필요하면 오라고 하네요. 음. 역시 꼭 오라는 것도 아니고 필요하면 오라니 돈만 밝히는 병원은 아니라 생각하고 칭찬하는 마음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뭔가 좀 찜찜하긴 했지만서도...
... 더 쓸말도 없고...
이렇게 고혈압환자가 된 후기였습니다....
꾸벅.
저도 당뇨 고혈압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위로의 추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