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74
추천 수 : 0
등록일 : 2019.04.05 17:42:57
글 수 21,857
URL 링크 :

우동 부부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엔 간간히
차들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포장
마차 희미한 불빛이 짙은 어둠에
더 밝게 빛이날 때
 
am 2:00

꼭 이 시간이 되면
멀리서 어둠을 헤치고
휠체어 한 대가 나타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덥거나 하루도 빠짐없이
나타나는 휠체어 한 대가
바람 귀 들고나는 포장마차로
들어옵니다

한 그릇의 우동에 사이좋게
들어있는 숟가락 두 개

깊은 정이 연기따라 피어나는
우동을 수저에 떠서 먼저 아내에게
먹이는 할아버지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는 겨우 입만
벌린 채 할아버지가 주는 우동
사리를 받아먹습니다

할머니가 다 먹고 난 뒤 휴지로
입을 닦아준 후 할머니가 남긴
국물을 먹는 할아버지
 
노부부의 우동에 담긴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서로의 입김따라
늘 그렇게 피어나는 포장마차 안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긴병에 효자 없듯 자식들마저
외면한 노부부의 고단한 일상
앞에 버는 돈은 노령연금이
전부라 말합니다

자식들 공부시키랴 결혼시키랴
결국 자식들 살길 찾아주고 나니
노부부에게 남은 건
가난과 병만 남았습니다
     
24시간 단한시도 아내 곁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다는 할아버지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와
우동을 나눠먹는 일은
노부부에겐 가장 큰 행복이라 말합니다
 
아내가 편히 잠들기까지
빨래도 척척 요리도 척척
운동시키는 일이며
아내 위한 일이라면
묵묵히 해오신 할아버지

산다기보다 버티기 같은 삶 앞에
나만 왜 힘들까 가 아닌
이런 행복을 알게 되어서
참 기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하루분에
한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아내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휠체어에 애틋한 사랑을 싣고
어둠을 헤쳐갈 때도
아내가 바깥바람을 쐬는
유일한 이 시간을 위해
가까운 지름길을 놔두고
일부러 먼길을 택해 다니고

바람이 조금만 차가워도
아내의 어깨에 외투 깃을 세워주며
황소걸음으로
행복의 종착역을 찾아가는 두 사람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노부부의 동행이
외롭지만은 않은듯합니다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고
아낌없이 주고도

모자라지 않는지
걱정하는 것이라는 걸
휠체어가 지나간 자리마다
새겨져 있습니다

찬바람 생생부는 길 위에서
노부부가 행복해질 수 있는 건
아픔과 허물을 덮어주는
사랑의 향기 때문은 아닐는지...

애써 말하지 않아도
가슴과 가슴 사이 묵음으로 전해지는
사랑을 휠체어에 매단 채
행복한 하루가 또 그렇게 지나갑니다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남긴 말은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죽는 날까지 곁에 진정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뿐이에요 “  

“나처럼.. 나같이..
나와 달라서...
나와 같지 않아서.... 가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만족할 수 있어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며
부부라는 이름으로
행복하게 살아 가는 건

“인연“
이래서가 아니라 ​
내 선택에 대한 한없는 몰입 ​
거기서 오는 “인격“ 이라 말합니다 “
 
익숙함에 젖어 소중함을 잊고 산건 아닌지 지금 곁에 있는 그사람에게  

“당신과 함께 나이 들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해 주셔요

이전글 다음글
List of Articles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577   2019-08-13 2022-01-12 07:38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3216   2019-04-30 2019-08-17 14:24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474   2019-04-30 2019-08-17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