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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묵묵히
세세한 삶의 항목을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굴곡들이 있습니다.
즐거움과 설움이 있고 또한 갈증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수런거리는 마음의 원천이며 욕망이며 그리움이며 갈등입니다.
희망과 절망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것들입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사라져갈 것들에 대한 두려움도,
차라리 점멸하는 시간처럼 그대로 놓아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불안한 현재의 삶이라 할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긍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사라지는 시간을 복원하려 애쓰기보다는
그냥 지워진 채로 흘러가게 함으로써
생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자 함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좀 힘들고 지쳐도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
때로 관조하고 응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최연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