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Warning!  자유 게시판에서 질문을 하시면 바로 강퇴 됩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90
추천 수 : 2
등록일 : 2019.04.24 10:59:13
글 수 21,858
URL 링크 :

 간호사와 사과

 

암(癌) 병동에서 야간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습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호출기로 물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나는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습니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된 입원 환자였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황급히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 한 개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풀렸습니다.

그의 옆에선 그를 간병하는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나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얼른 사과를 대충 깎았습니다.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했습니다.

나는 귀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습니다.

 

그러자 예쁘게 좀 깎아 달라고 합니다.

 

할 일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환자가 참 못 마땅했지만,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습니다.

 

사과의 모양새를 보면서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쉬워하는 그를 두고

나는 서둘러 병실을 나왔습니다.

 

얼마 후, 그 환자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칠 뒤 삼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간호사님 사실 그 날 새벽에 사과 깎아 주셨을 때 저도 깨어 있었습니다.

그날이 저희들 결혼기념일 이었는데 아침에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담은 접시를 주더군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져서 깎아 줄 수가 없어서

간호사님에게 부탁했었던 거랍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남편의 그 마음을 지켜 주고 싶어서,

간호사님이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그 날 사과 깎아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나는 그 새벽, 그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옹색한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했습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처한 상황이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살아가면서 매사에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보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배려(配慮)는 짝’배’, 생각’려’를 합친 단어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돌까루

2019.04.24
12:07:47

타인에게 배려가 필요합니다. 다들 오늘 주위분들에게 작은 사랑을 베푸시길.. ^^

(추천 수: 1 / 0)

헬로제임스

2019.04.24
12:45:31

참 많이 느꼈습니다.

(추천 수: 1 / 0)

falco

2019.04.24
14:13:45

감명깊은 글입니다.

추천요

(추천 수: 1 / 0)

힐링타임78

2019.04.24
14:29:40

좋은글 잘 보고 가요~

(추천 수: 1 / 0)

오이

2019.04.24
22:48:20

항상 생각하며 남들에겐 실천하려 하지만

정작 집사람에겐 잘 못하게 되네요..

컴박사

2019.04.25
09:02:34

배려하는 마음으로 매순간을...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추천 수: 1 / 0)

호접몽

2019.04.28
23:51:29

감동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불편 ※ 박제 (댓글도배) 리스트 ※ (Updated 2019-08-21) [14] file 은소라 2019-08-13 2771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및 댓글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3388
공지 정보 오에스 매니아 [ OSManias ] 게시판 이용 안내 [ V : 3.0 ] UzinSG 2019-04-30 2644
16086 정보 4. 24 수요일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2] 아이콘 2019-04-24 42
16085 정보 [오늘의 운세] 4월 24일 수요일 (음 3월 20일) [3] 아이콘 2019-04-24 30
16084 추천 세상에 비밀 따윈 없어.. [4] file 하ㅇ룽 2019-04-24 73
16083 일반 드라마 조들호 마지막에 나온 글!! [4] file 발자욱 2019-04-24 56
16082 불편 독일 인종차별 생중계 사건에 대해 [2] Addi 2019-04-24 95
16081 일반 민방위 다녀왔네요 [7] dudb 2019-04-24 51
16080 일반 출석 게임 테스트 시작 합니다 [23] file Op 2019-04-24 192
» 일반 간호사와 사과 [7] 아담 2019-04-24 90
16078 일반 ¤ 여지(餘地)가 있는 사람 ¤ [3] 아담 2019-04-24 34
16077 일반 내시들의 노조 구성 조건은? [5] 아담 2019-04-24 74
16076 일반 삶의 진리 ♡ [2] 아담 2019-04-24 31
16075 일반 아침공기 냄새 너무 좋네요^^ [7] 에끌레시아 2019-04-24 39
16074 정보 진정한 외장 SSD케이스 찾기 #2 [9] 데스윙 2019-04-24 95
16073 일반 내가 할게요 [6] file 응딱 2019-04-24 52
16072 일반 아이폰 패스워드 뚫기!! [5] 두쌤 2019-04-24 106
16071 일반 세로 (게임과 영상) 보기 타블렛으로 성경을 보고 듣기 시작했습... [3] file 반돌 2019-04-24 37
16070 이벤트 SSD 외장케이스 찾습니다! [12] file 데스윙 2019-04-23 120
16069 일반 봄비??? 여름비??? [3] 꾸륵꾸르륵 2019-04-23 34
16068 일반 벌에 쏘인 멍멍이들 멍~~ [7] file 청가람 2019-04-23 101
16067 일반 11살 꼬마동이의 일침 [8] file 나루터 2019-04-23 92
16066 일반 왕좌의 게임 이상해지고 있네요 [10] galgari 2019-04-23 106
16065 일반 필리핀 지진 발생후 피해 사진~ [13] file 필농군 2019-04-23 108
16064 정보 4. 23 화요일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5] 아이콘 2019-04-23 44
16063 정보 [오늘의 운세] 4월 23일 화요일 (음 3월 19일) [5] 아이콘 2019-04-23 44
16062 동영상 이런걸 보면 마음이 정화되네요. [13] 루릿페 2019-04-23 88
16061 일반 자동차 통풍시트 하나 샀는데 정말 좋군요 [10] 가을의시 2019-04-23 126
16060 일반 요즘 지진이 잦군요 [3] 가을의시 2019-04-23 31
16059 일반 어제 필리핀 지진 발생시 동영상~ [8] 필농군 2019-04-23 112
16058 일반 필리핀 클락 국제공항 24시간 폐쇄~ [4] 필농군 2019-04-23 83
16057 일반 500원 동전 [8] file 응딱 2019-04-23 79
16056 일반 [경고]넷플릭스.....이거 진정 블랙홀입니다. [17] 순대랠라 2019-04-22 175
16055 일반 이젠 날씨가 많이 더워 졌네요 [6] 오이 2019-04-22 39
16054 일반 6.1 강진 발생 필리핀~ [7] 필농군 2019-04-22 81
16053 일반 모델들이 얼굴빼고 실사화한 나루토 [8] file 금수저 2019-04-22 109
16052 일반 윈도7 ...보안지원 중단 앞둔 MS의 호소 [10] file 오늘도조은날 2019-04-22 130
16051 일반 가수 박지윤 결혼했네요! [10] madjuwan 2019-04-22 109
16050 일반 강아지 털 엄청나네요 ㅋㅋ [5] 김하얌 2019-04-22 61
16049 일반 10살 유투버. [3] 익명의행인 2019-04-22 90
16048 일반 요즘 비밀의 숲 보고 있습니다. [13] 편돼편돼 2019-04-22 85
16047 일반 카톡 일시정지 먹었어요ㅋㅋ [10] 편돼편돼 2019-04-22 684
16046 일반 같이 걷는 행복...⚘ [3] 아담 2019-04-22 55
16045 일반 읽을수록 좋은 글! [8] 아담 2019-04-22 55
16044 정보 4. 22 월요일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6] 아이콘 2019-04-22 53
16043 정보 [오늘의 운세] 4월 22일 월요일 (음 3월 18일) [2] 아이콘 2019-04-22 30
16042 일반 날씨다 따뜻해 지니 [3] ikarus 2019-04-22 26
16041 일반 엔드게임을 기다리며 월요일 시작~~~ [10] 사바나 2019-04-22 44
16040 일반 이제 일주일도 안남았군요 [2] 가을의시 2019-04-22 50
16039 일반 엄마. 5분만 더요 [4] file 응딱 2019-04-22 56
16038 일반 전기 없는 하루가 되는날~ [4] 필농군 2019-04-22 43
16037 일반 오늘 영화 생일 보고 왔습니다. [3] file 해피빈 2019-04-21 55
16036 일반 감기가 잘 안낫네요 [5] gene00532 2019-04-21 50
16035 슬픔 프린터 사망... [8] Addi 2019-04-21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