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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치킨집 광고지 위에
창고정리 대형전단지가 나붙었다
폐차대행 아래 누군가의 퇴직금이 찢겨 펄럭거렸다
안간힘으로 매달리던 급매물, 급구도
끝내 흔적만 남았다
- 마경덕, 디카시 '삶' -
단골가게가 어느 날 굳게 문이 잠겼습니다.
폐업을 알리지도 않고 바로 엊그제까지 웃으며 장사하던
내외가 눈에 선합니다.
급매물 혹은 임대 전단지가 붙은 휑한 가게는
어느 삶이 지독하게 땀과 눈물을 흘리다 간 흔적입니다.
우리는 끝내 흔적만 남기겠지만,
아쉬움과 허전함보다는 여운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