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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샤오미 노트북이 대한 관심이 최고조로 올라온 상황인데요. 일부 매체에서는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30만 원대로 나온다는 비상식적인 추측성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샤오미 노트북과 관련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기즈모차이나에 조금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고요.
일단 유출된 내용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급형 버전과 일반형 버전으로 이원화가 이루어진다는 건데요. 고급형은 15.6인치 UHD 디스플레이, 인텔 코어 i7-6700HQ 프로세서, 엔비디아 GTX970M, 16GB 램, 512GB SSD 등의 스펙을 갖췄으며 6699위안(한화 약 113만 원)입니다.
일반형 노트북은 인텔 코어 i5-6200U 프로세서, 인텔 HD 520 내장 그래픽카드, 8GB 램, 256GB SSD 등의 스펙으로 3999위안이니 한화로 약 70만 원 정도 됩니다. 물론 샤오미가 공식 발표한 자료가 아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해외 직구 시에는 관세, 유통 마진까지 붙게 되니 체감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높죠.
고급형 모델의 경우 게이밍 노트북에 준하는 스펙(인텔 코어 i7 + 엔비디아 GTX 970M + 16GB DDR4 램+ 512GB SSD)을 탑재했음에도 6699위안이니 가격적인 메리트는 분명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샤오미 노트북에 기대한 가격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샤오미 노트북을 100만 원 넘는 돈을 주고 구매할 만한 유저가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네요.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와 달리 노트북 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레드오션인 상황이기 때문에 샤오미 노트북을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쟁업체의 대항마 모델이 이미 많은 상태입니다. 스마트폰에는 MIUI라는 자사 커스텀 롬을 탑재시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만 노트북은 윈도우10 아니면 프리도스인 만큼 샤오미가 S/W적으로 어필할 만한 여지가 크지 않죠.
한국 시장만 해도 보스몬스터, 인민에어로 유명한 한성컴퓨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만약 샤오미 노트북이 나왔을 때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국내 PC 제조사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마치 인민에어 때처럼 동급 수준의 스펙과 대동소이한 디자인으로 대항마 모델을 내놓을 겁니다.
아무리 샤오미 노트북이 저렴하게 나온다고 해도 관세, 유통 마진 등을 모두 포함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한성컴퓨터 A/S가 그렇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도 아직까지 제대로 A/S가 되지 않는 샤오미 노트북보다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샤오미는 나름 브랜드 가치가 꾸준히 상승해 왔고 디스플레이 품질, 마감 등 디테일한 퀄리티에서 우위를 보여줄 수도 있긴 하죠. 하지만 소비자한테 가장 중요하게 어필되는 구매 포인트는 바로 가격 경쟁력입니다. 여기서 메리트를 얻지 못하면 동일한 OS를 탑재하는 제품으로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죠.
저는 샤오미 노트북은 내수 시장을 제외하면 다른 제품군과 달리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에이수스 노트북과 HP 노트북과 닮은 외관 역시 도저히 이 카테고리에서는 애플 맥북 특수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샤오미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요.
물론 27일 펼쳐지는 신제품 발표 행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만약 지금까지 나온 루머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샤오미 노트북은 그 어떤 제품보다 기대를 많이 받았지만 결국 '찻잔 속 태풍'이 될 수밖에 없는 비운의 제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