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만든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가 아시아 피자헛 매장에서 주문을 받고 결제하는 일을 맡게 됐다.
미국 지디넷은 24일(현지시각) 피자헛아시아가 마스터카드 결제업무 프로세스에 페퍼 로봇을 시범 도입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마스터카드 연구소 팀이 이를 위한 페퍼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참조링크: Pizza Hut Asia to trial SoftBank's Pepper for MasterCard payments]
페퍼 로봇이 배치된 피자헛아시아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은 앞으로 페퍼에게 피자를 주문하고 마스터카드로 계산을 맡길 수 있다.
이를 위해 방문객의 전자지갑 '마스터패스' 계정과 페퍼를 연동(pairing)시켜야 하는데, 전자지갑에서 페퍼 아이콘을 누르거나 페퍼 로봇의 가슴에 달린 태블릿 화면을 통해 QR코드를 인식시키면 된다.
연동 후 페퍼는 무선랜을 통해 마스터패스에 접속, 방문객의 모바일 기기 전자지갑 기능으로 마스터카드 결제를 처리하게 된다.
마스터카드 측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매장에서든 개인화된 서비스와 간결한 프로세스를 기대하는 카드 이용자들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인간형 로봇 페퍼의 지능과 마스터패스의 보안 처리된 디지털 결제 경험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범 도입을 위해 개발한 페퍼용 애플리케이션은 개인화 쇼핑, 안내 서비스, 간편 체크아웃, 현장구매 후 택배수령과 같은 소매업종 사업 영역의 기회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텔, 은행, 공항 등 다른 서비스업종에 포함되는 대면업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의 마스터카드 연구소 팀은 올해 말까지 매장에서 페퍼용 앱이 활용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측은 또 소비자용 기기, 액세서리, 웨어러블 장치에 결제 기능을 연결한다는 계획에도 페퍼 애플리케이션 활용 시나리오를 추가할 방침이다.
회사는 소비자부문 전자상거래업체 코인(Coin)과 지난 1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다른 웨어러블 장치를 활용한 결제서비스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어 올해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선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냉장고용 선탑재 앱 '그로서리즈 바이 마스터카드'를 선보였다.
또 마스터카드는 익명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중견중소규모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3월 IBM과 제휴를 맺고 '왓슨 애널리틱스' 기술을 마스터카드 데이터플랫폼에 통합키로 했다.
올초 소프트뱅크는 가정용 로봇 역할을 맡기기 위해 IBM 왓슨의 인공지능(AI)을 페퍼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주 구글I/O에선 인기 안드로이드 개발툴로 페퍼용 커스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페퍼 SDK 플러그인을 선보였다.
이는 올하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하는 개발자 대상 행사와 현지 산업계에 페퍼의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소프트뱅크는 프랑스 로보틱스 전문업체 알데바란(Aldebaran)을 통해 페퍼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가정, 소매점, 요양시설 등 업무가 정형화하지 않은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 개발을 주특기로 하는 곳이다. 현재 상업용 페퍼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매장 안에서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방문객들을 돕는 역할만 맡아 왔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6월 소비자 시장에 페퍼 로봇 1천대를 출시, 몇 분만에 완판하는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