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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다만 그러한 정치적 올바름이 지나치면, 원래는 지성주의적 표현이었던 그것들이, 오히려 반지성주의적 표현이 됩니다.
예컨대 "형제"가 있습니다. 한국어에는 원래 성별이 없습니다. 즉, "형제"라고 말하면, "형제와 자매"라는 뜻을 포함합니다. 다만 "자매"라고 할 때만 확실하게 "여자 형제"라는 뜻이 됩니다.
위에서 아가씨 호칭에 민감해 하면서도 아저씨 또는 아재 호칭에는 민감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즉, 자신들이 지성적이고 남이 비지성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그들이 오히려 반지성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미국에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정치적 올바름에서 비롯된 제도인데, 최근 폐지 논의하는 주 또는 이미 폐지한 주가 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적 소외계층과 약자, 인종과 성소수자 등을 우대하는 조치가 오히려 그들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Orange is new black 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왔듯이 황인종에 대한 차별이 거세지는데, 그 근거가 되는 제도가 적극적 우대조치입니다.
덧//
lady 등의 표현을 주의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그러한 정치적 올바름이 오히려 정치적 그름으로써 작용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러한 표현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데에서 멈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올바름을 강요하면 그것은 더 이상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올바름을 가장한 위선일 뿐입니다.
위의 맥락이 사회 정서에서, 특히 미국과 비교하여 수십 년 늦게 발현되는 게
지금 한국의 현실인 거죠.
Lady의 social sentiments는 Politically correct과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영국에서는 PC 개념이 매우 적은데 이미 2차 대전 직후 나타난 현상이고,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시대가 바뀌면 문화 정서가 바뀌는데,
그 여파로 lady도 듣는 어감이 비우호적이면 거부감 생기는' 거니까요.
아가시도 '도련님'의 상대어로서 나쁠 게 없지만, 술집 아가시 등에서처럼
불편한 어감이 파생되면서 젊은 여성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듯 합니다.
이런 형상은 PC보다는 '어의학' '어의 형태론' 분야에서
이미 50년 전부터 자주 다루던 분야입니다.
언어가 문화, 사회 현상과 맞물려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의 일면입니다.
60 넘은 제가 사회언어학자로서 관련 분야만 40년 공부하다보니,
작금의 한국 언어 현상이 묘한 느낌을 주고 있네요.
일본, 독일, 프랑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초예민하게 요동치는 것은
국민성과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다만, 비행기안에서 아직도 '스튜어디스 !! '라고 부르는
한국의 중년 남녀를 자주 보면서, 최소한 저런 호칭의 매너는
새롭게 배워서 고쳐 나가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다는
노파심, 오지랖 마음으로 몇 자 남겼던 것입니다.
참고로, "스튜어디스" 라는 명칭은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198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거의 모든 호칭과 명칭에서 '차별적 어감' '모호성'의 여지가 있는 말은 삼가자는 운동이
일반화되었고, 이는 1960년대의 미국 민권운동때부터 태동한 여파였습니다.
요즘에야 한국에서 들을 수 있는 Political Correctness,혹은 Politically correct같은 것이
미국에서 60대부터 시작된 것인데,
미국 경찰관에게 과속하다 걸렸을 때, 여자 경찰관에게 'policewoman'식으로 호칭하면
큰코를 다칩니다. 마찬가지로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을 'stewardess!'식으로 부르면
위아래로 눈을 부릅뜨는 여성 승무원도 많습니다. 그냥, "Excuse me!"가 가장 무난하고
굳이 직업 명칭을 쓰려면 'Flight Attendant'라고 해야 눈총을 받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여경'이라는 호칭에 민감해하고 '아가시'라는 호칭에도 반발하는 기류도
결국은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제는 국제 무대에서 "Excuse me, lady"같은 말도 조심해야 하고, lady vs. woman 중
어느 말이 정중하냐는 식의 시덥지 않은 논쟁거리가 자주 등장합니다.
지나다가 노파심에서 몇 자 적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미국에서 수십 년 거주했고
문과쪽 교수라서 관련 분야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습니다.